HP15-ac 노트북 분해 및 업그레이드(feat. 카페라떼)

16년도에 구매한 노트북이 있다. hp15-ac616tx. 당시에 꽤 괜찮은 가격에 구매하여 최근까지 잘 사용하였다.

‘최근까지’… 12월 초 카페에서 노트북을 쓰다가 그대로 커피를 쏟아버렸다. 카페라뗴였다. 나는 키스킨을 낀 키감을 싫어해서 키스킨도 끼지 않는데, 키보드의 틈 사이로 커피가 스며들었다.

침착하게 커피를 다 닦아내고, 노트북 안에 커피가 들어간 거 같아서 그자리에서 노트북을 분해했다.

카페에서 이러고 있었다.. 진짜 나는 절실했지만, 딴사람들 보기에 관종처럼 보였을 거 같다. 아무튼 저렇게 해서 내린 판정은 ‘보드 사망’이었다. 전원에 불이 들어오고 누르면 팬이 한번 돌지만, 보드가 신호를 못받는다. 눈물을 머금고 커피냄새나는 이 노트북을 보내주기로 했다.

사실 집에 같은 노트북이 하나 더 있다. 사양은 조금 낮지만 같은 보드를 쓰는 노트북이다. 고장난 노트북이 512GB SSD가 들어있어고 심지어 살아있어서, 어머니가 쓰시던 저 노트북을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

바로 분해해버렸다. 오른쪽이 커피노트북, 왼쪽이 어머니가 쓰시는 노트북인데, 커피에는 사타ssd, 어머니가 쓰시는 노트북에는 m2 ssd가 들어가 있다. 여기서 하나 문제가 발생했는데, 당연히 사타ssd랑 m2 ssd랑은 규격이 달라서, 이를 보드랑 연결하는 jhdd케이블 규격이 달랐다.

상상도 못한 문제에 당황은 개뿔 그냥 케이블까지 같이 분해해서 교체하였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이거였다. 나사를 얼마나 쎄게 쪼아놨는지 절대 안빠진다. 그래서 결국 나사가 아작나버렸다. 이건 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했는데, 어차피 고장난 노트북이니까 오른쪽처럼 밑에 고정하는 플라스틱 부분까지 부숴버렸다.

분해하고 보니 또 신기한 걸 발견했는데, 너트가 사진의 오른쪽처럼 생겼다. 플라스틱 안에 삽입되면서 볼트랑 같이 돌아가지 않도록 저렇게 디자인된거 같다.

뺀 ssd를 어머니 노트북에 옮겼다. 요랬던 ssd가

이렇게 변하였다. 사실 용량은 늘었지만 m2에서 sata로 바꿔서 속도는 좀 느려진 꼴이니,, 이걸 업그레이드라고 해도 될지..

조립하기 전에 잘 되나 켜봤다. 이상하게 얘를 부팅디스크로 못잡길래, 디스크 검사를 한 번 돌려줬다. 그랬더니 잘 되었다.

커피 노트북에 쓰던 램도 붙여주려고 했는데, 커피노트북꺼는 DDR3L이고, 어머니 노트북은 DDR4라서 호환이 되지 않았다. 같은 보드를 쓰는데 램슬롯만 다른게 좀 어이없었다. 보드를 새로 디자인하긴 귀찮았나보다.

이것도 그냥 신기해서 찍어봤다. 오른쪽 노트북을 보면, 황동색 히트파이프가 가다가 납작하게 판이 하나 더 있는 걸 볼 수 있다. 왼쪽보드에는 그 부분이 그냥 비어있다. 왼쪽 보드는 외장그래픽이 달리지 않은 모델로, 저게 외장그래픽 부분임을 알 수 있다.

아무튼 좋은 구경 잘 하고 다시 조립을 했다.

그리고 나사가 하나 남았다..

바로 분해해서 재조립했다ㅜㅜ

16년도부터 쓰면서 참 사연이 많은 노트북인데, 이렇게 떠나보내게 되서 안타깝다.

그래도 6년을 썻으니 잘 썻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또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나보다.